최근 2030 세대 사이에서 자주 들리는 “자컨 켜봐”라는 말은 마치 새로운 에어컨 제품을 떠올리게 하지만, 사실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진 단어다. ‘자컨’은 ‘자체 콘텐츠’의 줄임말로, K-팝 아이돌들이 소속사 내에서 직접 제작하는 콘텐츠를 뜻한다. 무대 밖에서의 자연스러운 모습, 비하인드 스토리, 그리고 자체 예능을 담아내며 팬들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는 더운 여름밤을 잊게 해줄 만큼 강력한 몰입감을 주는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K-팝 아이돌의 필수 요소가 된 ‘자컨’
아이돌 자체 콘텐츠의 시작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2015년 방탄소년단이 선보인 달려라 방탄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멤버들의 자연스러운 일상과 다양한 게임, 미션 수행 등이 공개되었으며, 이는 팬들과의 친밀도를 높이는 중요한 도구로 자리 잡았다. 이후 ‘자컨’은 K-팝 아이돌들에게 필수적인 콘텐츠가 되었고, 국내외 팬덤을 확장하는 강력한 마케팅 수단으로 발전했다.
이제는 단순한 팬서비스를 넘어, 팬이 아니어도 재미로 즐길 수 있는 콘텐츠로 성장했다. 예를 들어, 아이돌 그룹 세븐틴의 고잉 세븐틴은 ‘자컨계의 무한도전’이라 불릴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단순한 숙소 일상뿐만 아니라, 게임, 공포 체험, 추리 형식의 콘텐츠를 다루며, TV 예능과 OTT 콘텐츠 못지않은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다. 실제로 수많은 에피소드가 1,000만 조회수를 넘어서며 대중적인 인기를 증명하고 있다.
버추얼 아이돌도 ‘자컨’ 시대
이러한 흐름은 실존하는 아이돌뿐만 아니라, 버추얼(가상) 아이돌에게도 확장되고 있다. 지난 3월, 버추얼 아이돌 그룹 ‘플레이브’는 국내 지상파 음악 방송에서 1위를 차지하며 주목받았다. 특히 무한도전을 연출했던 제영재 PD를 영입해 자체 콘텐츠를 선보이며, 버추얼 아이돌도 ‘자컨’을 활용해 팬들과 소통하는 새로운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자컨’, 아이돌 문화의 새로운 패러다임
K-팝 아이돌의 자체 콘텐츠는 단순한 보조 수단이 아니라, 아이돌 산업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았다. 과거에는 음악 방송과 예능 출연이 주요한 홍보 수단이었다면, 이제는 자체 콘텐츠를 통해 팬들과 직접 소통하며 더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팬들은 무대 위에서의 화려한 모습뿐만 아니라, 무대 밖에서의 인간적인 매력을 발견하며 더욱 깊은 애정을 갖게 된다.
이제 ‘자컨’은 단순히 아이돌 팬만의 것이 아니다. 예능 프로그램 못지않은 재미와 높은 완성도로, 더 넓은 대중을 사로잡으며 새로운 콘텐츠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앞으로도 K-팝 아이돌들의 창의적인 ‘자컨’이 어디까지 발전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